안목을 높이려면

안목을 높이려면 <우리 궁궐 이야기-홍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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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가서 겉모습을 보고 느낌을 받는 것으로 답사가 다 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을 보고 못보고 보는 눈에 달렸다. 눈으로 본다는 말은 두 가지 뜻이 있겠다. 겉모습을 본다는 뜻과 사물의 본질과 가치를 알아본다는 뜻 둘이다. 겉모습은 시력으로 보고 본질과 가치를 안목으로 본다. 안목이 낮은 사람은 눈에 보이는 무엇이 있어야만 본다. 알록달록하고 요란스런 무엇이 있어야만 뭣 좀 보았다고 좋아한다. 반면에 안목이 높은 사람은 별 거 아닌 듯한 대상에서 진한 감동을 느끼고 아무도 없는 데서 무엇을 찾아내기도 한다.
안목은 어떻게 해서 생기는가? 안목의 출발점은 관심이다. 관심이 끌려야 보인다. 늘 보는 것도 관심 없이 보면 그저 그렇고 그런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깊은 관심을 가지고 보면 늘 거기 있던 것도 예전에 미처 몰랐던 느낌을 가지고 다가온다. 이렇게 관심이 안목의 출발점이기에 관심을 가지고 보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기는 하지만, 그것으로 안목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관심과 느낌을 뒤이어 이해가 따라야 한다. 관심에서 출발해서 새로운 느낌을 받게 되면 그것에 관해서 온갖 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정보를 수집한다는 것은 대상을 좀더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이요 지식을 쌓는 일이다. 이해는 차가운 이성의 작용이기도 하지만, 뜨거운 감성을 위한 밑거름이기도 하다. 모르고서는 진한 감정이 생기지 않는다. 감정이 생긴다 해도 그것은 허망하기 짝이 없는 가짜 감정에 지나지 않는다. 안목은 관심과 느낌에 더하여 정보와 지식을 밑거름으로 삼는다. 하지만 여전히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느낌과 지식은 서로 어우러져 새로운 느낌과 지식을 키우고 그것이 쌓이면 자기 나름의 체계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 다시 말하자면 느낌과 지식이 어우러진 인식을 갖추게 된다. 인식이 갖추어져야 비로소 안목이 제대로 서게 된다.
안목은 관찰력을 낳는다. 안목이 뛰어난 사람은 볼거리를 놓치지 않으며, 대상의 미세한 부분까지 포착하여 그것이 갖고 있는 정보를 찾아낸다. 안목은 또 분별력을 낳는다. 진짜와 가짜를 분별해내고, 원형과 변형을 가려낸다. 독창성이 뛰어난 걸작과 남의 것을 뒤쫓아 우려먹는 모작을 가려내어서 그 각각의 가치를 매긴다. 그러한 안목은 단박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여러번 보아야 하고, 여러 가지를 많이 보아야 한다. 꾸준히 관찰하고, 유사한 다른 대상과 비교하는 작업을 통해서 안목은 깊어지고 높아지고 넓어진다. 예리해지고 탁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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